정도전 44회에서는 정도전(조재현)의 이상에 대한 본격적인 진행과 이에 대응하는 이방원(안재모)의 모습을 다뤘다.
정도전(조재현)은 지난 날 함주 막사에서 이성계(유동근)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 속에 새로운 이상국가 건설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동정 윤소종 초상집에서 이방원을 조우한 정도전은 자신의 이상을 설파한다.
"임금은 백성의 어버이일뿐 다스리는 것은 집정대신. 학연 지연을 배제하여 오로지 과거로 선발된 유능한 관료들로 가득찬 조정. 지방의 호족 군벌들에게 흩어져있던 권력들을 모으고 재상 중 재상인 총재가 다스리는 나라. 왕은 그저 현명하고 경륜있는 총재를 뽑아 나랏일을 맡기면 될뿐. 정치가의 발은 진창에 있으면서도 손은 하늘을 향해 비루한 현실에서 부단히 노력하여 이상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 정치가가 할 일, 그것이 정치를 하는 사람의 소임이다. 재상이 다스리는 것이 과거 숱한 왕조와 다르다."
또한 이미 의안군으로 세자가 결정된 이상 조정과 정사에 참여하려는 이방원에게 대궐과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끊으라고 한다.
이방원과 정도전은 점점 서로에 대한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사실 이방원이 정도전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정도전과 그의 아들 정진이 집필한 <조선경국전> 때문이었다.
1394년에 완성된 이 책은 중국 주나라 때 주공이 편찬한 주례 육전을 참조하여 역대 중국의 제도를 참고하여 조선의 현실에 맞는 통치 규범을 제시한 책이다. 강력한 중앙집권과 능력 위주 관리 선발, 병농일치의 국방과 경제, 그리고 조세형평에 따른 민생 안정, 국부의 증대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정도전의 선진적인 정치사상이 들어있는 이 책은 조선 성종 때 완성된 경국대전의 모체가 되었다. 재상이 통치의 실권을 가진다는 내용이었다.
이방원은 뚜껑이 열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믿고 따르던 정도전의 이상이란 게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재상들이 나라를 다스리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대업에 동참한 것이 아니었다.
이방원은 급한대로 왕자들을 이끌고 이성계한테 가서 정도전에 대한 반대를 외치지만 별 소용이 없다. 그리고 다시 중전 강씨인 신덕왕후한테 가서 정도전를 세자의 사부 역할을 못하게 막으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제자인 세자 의안군에게 말빨에서 진다. 정도전이 조선을 재상이 중심인 나라로 만들려고 한다고 하자 세자는 큰 집에 주인이 모든 일을 맡을 수 없기에 뛰어난 집사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 말대꾸하고, 고려가 왕권이 약해 망했다는 이방원의 주장에 세자는 왕이 덕이 없어 나라가 망했다고 맞받아친다. 왕이 덕이 없어 민심이 흩어지고, 간악한 간신들이 조정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안군 이방석, 이런 모습이 사실이라면 그가 다음 보위를 이어 왕이 됐다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한편 왕을 알현한 정도전은 명나라 황제의 국왕 책봉이 늦어짐으로써 여진족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며 이지란 장군을 보내 그들의 충성을 받아내도록 하자고 건의한다. 그리고는 사병철폐와 군제개혁에 대한 의견을 올린다. 하지만 태조 이성계의 표정이 좋지 않다. 이성계는 자신이 허수아비였다며 재상이 다스리는 나라에 대해 따져묻는다.
이에 정도전은 왕은 세습되어 현군과 폭군 암군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재상은 세습되지 않고 왕이 임명 하기 때문에 교체되지 않으려 늘 부단히 정사에 힘쓸 것이라 말한다. 그러므로서 항구적인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럼에도 이성계는 못마땅한 표정이다.
결국 태조 이성계는 정도전을 불러 그의 이상에 대한 포부를 강력 지원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옥새를 들고 찾아왔을 때 했던 약속을 잊지 말 것을 상기시킨다. 그 약속이란 백성들이 사람답게 살고, 포은 정몽주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도전이 목숨을 걸었던 약속이었다.
정도전은 본격적인 개혁을 위해 전국 왕자들과 절도사들에게 사병을 모두 집결시키라고 명한다. 열병식을 한다는 구실로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미 하륜의 계책에 따른 이방원은 모든 왕자들과 절도사들과 손을 잡고 정도전 명을 거역한다.
한편 명나라 주원장에게서 칙서가 온다. 내용인 즉슨 요동에서 활동하는 조선의 간자(간첩)들의 활동에 대하여 조선 왕자를 소환해 직접 전후 사정을 듣는다는 것이다. 이성계 대노한다. 명나라에서 조선을 길들이려는 뻔한 전략에 화가 뻗친 것이다.
도당에서는 소국이 대국에게 하는 것을 사대라 하고 대국이 소국한테 하는 것을 자소라고 하는데 대국이 자소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굴종이자 복종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요구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정도전은 소나기가 내릴 때는 잠시 피하자며 자신이 벌인 북방정책을 중단하자고 한다.
속셈은 결국 이방원을 명나라에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지금 명나라에 간다면 분명 그 왕자를 인질로 삼으려고 할 것이다. 이방원이 명나라로 가있는 동안 사병을 혁파하여 관병으로 전환하려는 정도전의 생각인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명나라에 이방원이 가야한다. 이방원은 가기 전 아바마마 이성계한테 들려 감성팔이 읍소를 하기 시작한다. 그의 감성팔이는 결국 이성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그저 다른 형제들처럼 꾹 참고 있지 왜 그랬니"라며 아들을 뜨겁게 안는다. 군왕과 왕자 이전에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아들이 지금 사지로 자진해서 스스로 간다는데 아무렇지 않을 아버지가 누가 있을까?
그러면서 이방원은 이성계에게 사병혁파에 대한 반대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한다.
사실 이 전략은 호정 하륜이 이방원에게 지시한 것이다. 역시 최고의 지략가다운 솜씨다. 자진해서 명나라로 가되 왕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이방원은 그렇게 명나라로 떠나게 되고, 이성계는 이지란 장군과 술잔을 기울인다.
그때, 음양산정도감 하륜이 도읍 천도에 대한 문제로 이성계를 알현한다.
이방원이 명나라에 가있는 동안 사병혁파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하게 시간을 끄는 작전인 것이다.
이번에 정도전 일파가 뒷통수를 얻어 맞았다. 정도전은 이왕 이렇게 된거 정면돌파를 하려고 한다.
한편 하륜은 새로운 도읍지로 지금의 연세대학교 있는 신촌, 즉 무악을 선택했다.
조준은 무학대사와 무악을 살펴보지만, 도읍으로 쓰기에는 너무 좁다. 또다시 신료들은 돗자리를 깔고 반대에 나선다.
다시 정도전이 나설 때가 되었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알현하여 조정 신하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놓고 회의를 도읍 천도에 대한 담판을 짓자고 한다.
과연 조선의 도읍은 무악을 정해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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